안선영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시사한 뒤 처음 열리는 회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행사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수준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온 이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초저금리와 대규모 양적 완화로 이어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한은도 주요국 통화정책 추이, 글로벌 자금 이동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두 차례 금리 인상 시사 발언과 달리, 전문가들은 인상 시기가 지금 당장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9월보다 12월에 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시장 불안감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을 막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은 내년은 돼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내년 초에 금리를 인상하고 물가상승률이 2% 중반으로 올라간 후 추가 인상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원화강세와 유가하락 등으로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아 한은이 금리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은 이달 적용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 부동산 대책과 다음달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에 대한 효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조정할 듯하다.
지난 4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물가상승률은 1.8%에서 1.9%로 수정했다. 지난 5월에는 이 총재가 예상보다 빠른 국내 경제 회복세를 언급하며 "오는 7월 하반기 경제전망 때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경제전망을 긍적적으로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수출 성장이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살아나고 있다. 설비투자는 1분기 18.1% 증가한 데 이어 4월과 5월에도 각각 14.3%, 19.5%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 수정전망 때 경제성장률을 2.7~2.8%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주요 기관과 연구소들은 2% 후반대로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으며, 일부에서는 추가경정예산 등이 효과를 보일 경우 3% 성장가능성도 있다는 분위기다.
다만,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떨어진다면 경제성장률이 하향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 실질임금 증감률은 지난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7%, 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1~4월의 실질임금 증가율 역시 전년동기대비 0.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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