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군득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추경)예산안 통과에 사활을 걸었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일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귀국하자마자 추경 통과를 위한 구상에 착수했다.
김 부총리는 10일 오전부터 국회 야 3당을 찾아 추경 협조를 당부했다. 김 부총리가 추경 통과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정확히 보름 만이다.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도부와 면담을 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거부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김 부총리 국회방문은 새로 선임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상견례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경 통과가 답보상태에 놓인 시점에서, 김 부총리는 한번더 ‘읍소’를 하겠다는 심정으로 국회 재방문을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실제 김 부총리는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바로 추경 얘기를 꺼냈지만, 인사청문회 해결이 우선이라는 바른정당 입장만 확인하고 물러나야 했다.
김 부총리는 “추경이 한달 넘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추경은 타이밍 문제”라며 “추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신속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애초 추경안 심의는 하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었는데, 김상곤 교육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됐다”며 “송영무(국방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부터 해야 (추경 심사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국회가 추경과 인사문제를 연계하는 것이 곤혹스럽다”며 “많은 청년이 (추경안 처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계속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추경통과의 마지노선을 이번 주로 잡고 있다. 7월 임시국회가 오는 18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이번 주에 야 3당에 대한 설득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부담도 떠안게 됐다.
김 부총리가 국무회의와 국정현안조정회의를 제외하고, 이번 주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추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부총리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시작점인 일자리 추경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5년간 중장기 로드맵도 어그러질 수 있다는 부분을 각종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강조해왔다.
이달 말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시작으로 세제개편안, 내년 예산안 등 굵직한 경제현안에도 ‘일자리’가 핵심이다. 추경 통과가 늦어지면 모든 정부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부총리는 “정부의 모든 정책과 일정이 일자리에 귀결돼 있다.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 등도 일자리가 핵심”이라며 “일자리를 포함한 핵심 과제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드는 등 기획재정부 조직개편도 조만간 단행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주 부총리 일정을 최대한 비워 놨다. 추경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예결위에서 추경안을 상정하면 언제든 국회로 갈 준비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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