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美원유수입 작년보다 38% 증가…트럼프 압박에 對美 무역흑자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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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07-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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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무역적자보고서 발표 초읽기…중국은 5월까지 하루 10만배럴 수입

[김효곤 기자]

노승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적자 축소'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등 교역 상대국에 무역 압박을 가하자, 우리나라와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는 등 대미 무역 흑자 조절에 나섰다.

특히 미국의 '무역적자보고서'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발표 이후 수입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11일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증가한 735만4000배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동산 원유 수입 증가율이 7.6%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역시 올해 5월까지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수입량의 10배에 달하는 양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린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압박 해소를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짙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까지 거론하며 무역적자 해소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확대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많은 나라에 무역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그걸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는 바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무역적자가) 지속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며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FTA 재협상 착수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아주 오랫동안 막대한 무역적자를 겪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20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보고서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규제 행보는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당초 지난달 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아직 나오지 않은 '(한국 등) 16개국과의 무역적자 분석'보고서는 발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이번 무역적자 보고서의 경우, 16개국 모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보고서를 근거로 상대 교역국 무역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한국을 비롯한 수입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주요 타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과 대미 무역 흑자 폭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중국의 10분의1 수준"이라며 "무역적자가 큰 순서대로 관심과 집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올해 5월까지 대미 흑자규모는 반도체 제조장비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이 폭증하며 68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억 달러나 급감한 액수로 5월에 이미 지난해 전체 감소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대미 흑자는 지난 2015년 사상 최고인 258억 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 232억 달러로 전년보다 26억달러나 줄어 감소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무역 적자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의 수입규제 예상 시나리오는 추가관세 부과, 수입물량 제한, 물량과 관세 규제를 혼합한 조치 등"이라며 "이에 대비해 정부에서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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