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엄마로서 겪는 사회적 불합리와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고자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지난 달 설립한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11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언주 막말 논란에 대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난 후 상당 기간 타인의 돌봄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 ‘밥하는’ 이라는 표현 속에는 ‘엄마’로 대변되는 돌봄 수행자의 돌봄과 가사 노동의 의미가 축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의원 역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돌봄과 가사 노동을 토대로 자라왔을진데 이에 대해 그림자 취급하고 그 고귀한 가치를 폄하하는 시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 사회는 출산과 육아, 교육, 가사노동, 간호 등 돌봄의 영역에서 수많은 엄마들이 감내해온 노동을 그림자 취급하며 저평가하고 있다”며 “돌봄 노동이 이 사회 시스템을 지탱하는 근원적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그저 엄마들의 희생에 기댈 뿐 여전히 폭력적인 시각을 견인하고 있다는 데 정치하는엄마들은 분노감을 표한다. 또한 이런 사회적 시각은 지금까지도 엄마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모독하는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정치인으로서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이 의원의 모습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언주 막말 논란에 대해 “이 의원이 ‘미친 놈’이라 칭한 ‘밥하는 아줌마’는 자신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일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섬겨야 할 국민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표현을 쏟아내는 이 의원의 작태는 우리 사회를 또 다시 ‘혐오’의 시선으로 편 가르기 하는 꼴이다”라며 “게다가 스스로 엄마이면서 자신의 엄마뻘인 존재를 무시하는 모습은 인간으로서 안타까운, 이율배반적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계급으로 구성된 신분제 사회가 아니라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법으로도 보장된 노동3권을 행사하고 있는 또 다른 '엄마들‘의 싸움에 정치하는엄마들 역시 연대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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