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착한 성장’으로 잡고 경제성장률 수치에 집착한 경제정책 운용을 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20~21일쯤 개최될 예정인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착한 성장'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5년간 재정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통상 대통령이 주재하고 여당 의원들과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당초 오는 15일로 계획됐지만, 1주일 정도 미뤄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착한성장' 개념에 대해 "성장과 분배를 모두 추구한다는 뜻"이라며 2%대 후반의 성장률로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골자”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소득주도성장' 혹은 '사람 중심의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착한 성장은) 기존처럼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펴는 것을 그만한다는 뜻”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747(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 진입)’처럼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한 결과 문제만 발생했고, 문 대통령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도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인위적인 부양책을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연말에는 경제성장률이 0%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문 대통령에게 했다”며 “성장률이 중요한 시대가 끝났다. 부동산 경기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경제성장률을 맞췄던 과거 정책들은 부작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극화와 저성장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기존 방식대로 재정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되면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기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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