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주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중국에서 현지 업체와 손을 잡고 첫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사이버 안전법 시행으로 중국내 인터넷 공간에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중국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구이저우성 정부와의 전략적 협약을 통해 구이저우에 중국 첫 아이클라우드(iCloud) 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10억 달러(약 1조 1362억 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부담 비율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애플은 현지 인터넷서비스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에 특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현지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터가 건설되면 애플은 기술 지원을 맡고 현지 업체는 운영을 담당한다.
그동안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위해 글로벌 데이터 센터 설립 목표를 추진해왔다. 아이폰 등 다양한 애플 제품군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의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 내 아이폰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 론칭과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스마트폰의 중국 출하량 점유율은 10%로 4위에 올라 2012년(6%)에 비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일 중국의 '사이버 안전법'이 시행된 이후 한 달여 만에 애플이 처음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다른 외국계 기업의 클라우드 경쟁에도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 안전법을 마련,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하려면 중국 내에 클라우드 센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은 중국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미 중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치 이후 애플의 대(對)중국 판매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애플은 앞서 지난 3월 35억 위안(약 60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상하이와 쑤저우, 베이징, 남부 선전 등 4곳에 연구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5년부터 "향후 10년간 계속 중국 시장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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