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복덕방’ 월세시장까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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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7-07-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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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2일 '트러스트 스테이' 출시… 보증금·월세 자유롭게 조정 장점

 

조득균 기자 = '변호사 복덕방'으로 불리는 트러스트 부동산이 지난 12일 중개업무에 이어 '트러스트 스테이'란 새 사업을 내놓으면서, 공인중개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트러스트 스테이'란 집주인과 세입자가 중개사 없이 트러스트와 각각 계약을 맺고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원하는 비율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주택임대관리 서비스다.

예컨대 집주인(임대인)이 월세를 받겠다고 트러스트에 얘기하면 보증금을 원하는 만큼 반환한 뒤, 세입자한테 월세를 내게 하는게 아니라 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돈을 내주는 구조다.

또한 집주인은 세입자를 직접 찾지 않아도 트러스트를 통해 새 세입자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세입자(임차인) 역시 자금 사정에 따라 보증금과 월세 비중 변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고, 집주인은 세입자가 월세를 체납할 염려로부터 해방되는 장점을 지녔다. 

공인중개업은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탓에 공인중개사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돼 온 만큼 중개사들의 불만이 날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공인중개업자 김모씨는 "가뜩이나 부동산 중개업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인데 마치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공인중개사 협회 관계자는 "전국 공인중개사가 대략 38만명에 육박한다"면서 "부동산 산업의 90% 이상이 10인 미만 영세법인인데 여기서 수수료를 더 낮추면 어떻게 살아남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트러스트 부동산 측은 "'트러스트 스테이' 출시에 앞서 관련 법규 검토를 1년 가량 진행했다"면서 "법 위반 소지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중개행위가 아니라 법률 자문을 해주는 것인 만큼 문제 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변호사법 제3조를 보면 '변호사는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 등 대리행위와 일반법률 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쉽게 말해 부동산 알선행위를 한 게 아니라 법률 사무를 했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앞서 공인중개사협회는 "변호사들의 부동산중개 업무는 불법"이라며 트러스트 부동산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협회 측이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러스트가 새로운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2심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 측은 2심 결과에 따라 승소할 경우 트러스트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패소할 경우에는 대법원까지 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지난 2월 공인중개사법에 규정된 중개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면서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변호사법에서 규정된 '일반 법률 사무'를 광범위하게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인중개사의 경우 2억~6억원 미만의 부동산에 0.4%, 6억~9억원 미만은 0.5%, 9억원 이상은 0.9%의 상한 요율을 적용해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반면 트러스트 부동산은 부동산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45만~99만원을 법률자문료로 받겠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거래금액에 따라 요율이 높아지는 공인중개사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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