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정부가 최근 코레일과 SR의 통합 검토에 들어갔지만 태스크포스(TF) 구성부터 결론 도출 이후까지의 과정에 있어 넘어야 할 난관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우선적으로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내야하는 것은 물론, 균형 감각을 잃지 않은 가운데 코레일과 SR 간의 견해차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일 "코레일과 SR의 통합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논의하는 TF를 하나 만들 예정이다. TF 내에 전문가와 국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도 둘 생각"이라며 "분리 및 통합 운영에 대해 살피고, 미래 철도산업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업계는 통합 문제가 빠르게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해석했다. 다만 정부가 '철도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여전히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관련 교수는 "정부가 분리운영이 낫다고 판단했다면, 애초부터 이 문제는 부각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의 첫 단추인 TF 구성이 정말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며 "단순한 SR과의 통합 논의가 아니라 13년 전과 같은 철도청으로 회귀 하느냐까지 걸려있는 문제다. 만약 통합이 되면 철도산업 시스템 전반이 뒤바뀌게 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철도 구조개편 방향과 관련해 공공성 강화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의 편의 증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양 기관의 속사정과 상관없이 당장 KTX와 SRT의 요금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경쟁체제 구축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철도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철도 통합에 대한 대원칙부터 마련해야 한다. 철도 운영의 효율성과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소비자 편익증대 등 우선순위부터 정해야한다"며 "이같은 논의를 향후 2~3개월 안에 끝낸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코레일과 SR의 통합이 이뤄질 시 이후 상황에 대한 철저한 시뮬레이션도 동반돼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코레일과 SR을 물리적으로 합치는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다. 양 기관 간의 인력 차이가 크고, 특히 현재 SR의 경우 상당수 업무를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용 승계 문제, 주식 매입 문제에도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문제는 통합 이후의 상황에 대해 정부가 전혀 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흡수한 인력을 코레일 내에 완벽히 재배치할지, 아니면 수서고속철 관련 별도의 조직을 만들지 조차 논의가 안 돼 있다"며 "특히 코레일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되면 국토부 내 철도국의 역할도 미묘히 바뀌게 된다. 중복업무가 생겨 코레일이나 국토부 내에 할 일이 없어지는 부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가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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