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 공공기관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하절기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대책 지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공공기관에서 냉방설비를 가동할 때 실내온도를 평균 28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다음달까지 각 공공기관이 실내온도를 준수하는지 불시 실태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매년 정부가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지난해 12월 누진제 축소로 전기요금이 인하되면서 올 여름 전력 사용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건물 외벽이 유리로 된 곳은 상대적으로 열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최근 열차단 필름을 부착했다. 그럼에도 창가자리의 경우 30도가 훌쩍 넘는다는 전언이다.
또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전력 부하가 걸릴 확률이 낮은 심야전기를 이용하는 곳도 있다. 직원들이 퇴근한 후 밤에 얼음을 얼려서 아침에 이 냉기로 냉방을 한다. 약 6시간 정도 냉방 효과가 지속된다.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기관도 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냉방설비가 60% 이상 설치된 곳에 한해 정부가 실내온도 기준을 26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 같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관들은 더위에 취약하다. 최근 기온이 33~35도 안팎을 오가며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럴 땐 실내온도는 더 높아진다.
기관 관계자는 "PC에서 나오는 열기에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까지 더해져 힘들다"면서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는 서울보다 온도와 습도가 더 높다"며 "에어컨을 28도로 맞추고 가동하면 에어컨 나오는 곳만 살짝 시원할 뿐 멀리 있는 사람은 한증막 수준"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한 직원은 "선풍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지만 이조차 없으면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라며 "에너지절약도 좋지만 임산부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건강, 그리고 업무효율 등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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