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라찌펀레이~" 영등포구, 쓰레기 분리배출 중국어 홍보 미관개선 이웃간 갈등 해소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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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07-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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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비율 인구 대비 14%… 중국인 6만~7만명 거주

영등포구가 추진 중인 '외국인 대상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요원으로 활동 중인 주남숙(왼쪽)·임금옥씨가 한 상점을 찾아 안내하고 있다.[사진=강승훈 기자]


강승훈 기자 = "칭꺼이 워 라찌펀레이(请给我垃圾分离)."

17일 신길1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중국교포 임금옥씨(林錦玉·47). 지난 5월부터 구청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앞서 한국에 정착한 여동생의 초청으로 2005년 입국했다. 2010년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고, 6살짜리 자녀를 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영등포구 소속임을 표시한 노란조끼를 입은 임씨. 한낮 30도가 크게 웃도는 무더위에도 일대 주택가, 상가 등을 바쁘게 돌았다. 만나는 이들에게 손에 들린 홍보책자를 건네주며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했다. 그나마 내리쬐는 햇볕의 열기가 덜한 오전 시간이지만 이미 땀범벅이다.

임씨는 "일선의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일이다보니 힘들어도 더욱 표정이 밝아진다. 가끔 중국인과 마주하면 친근감 이상으로 서로가 반가워한다"며 "무엇보다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게 돼 자부심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중국은 여전히 대도시를 벗어나면 쓰레기 분리배출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즉 돈을 벌려고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들 상당수가 교외 출신으로 재활용 방법은커녕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개선이 요구된다.

서울의 대표적 외국인 밀집지역인 영등포구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쓰레기 분리배출' 알리기에 나섰다. 국내에 둥지를 튼 여러 다문화가족이 쓰레기 분리 처리에 익숙지 않아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심지어 악취로 인한 구민들 간 갈등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중국인 근로자는 물론이고 일부 동포까지도 분리수거 필요성조차도 무관심할 수 있다는 임씨는 "당장 내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그야말로 소통창구가 사실상 없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영등포본동을 비롯해 당산·신길·대림동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외국인 비율이 인구 대비 14% 수준으로 밀집도가 무척 높다. 특히 중국인 수는 해마다 증가세에 있고, 2016년 기준으로 6만~7만명이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씨와 함께 한 팀으로 짜여진 주남숙씨(61·대림1동)는 "이곳의 중국인 수는 수치상으로 알려진 것보다 결코 적지가 않다"면서 "홍보물을 나눠주려면 지레 거부하거나 이맛살을 찌푸리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주인의식을 길러주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 요원들은 9월 30일까지 주 5일, 하루 4시간씩 활동을 이어나간다. 구는 한국식 쓰레기 종량제문화 정착 차원에서 배출시간, 장소, 방법 등이 상세하게 적힌 '맞춤형 책자' 배포 확대는 물론이고 내·외국인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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