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지난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경기를 관전했다. 지난 4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신태용 감독은 이후 K리그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다. 앞서 전북-울산전, 수원-제주전, 서울-포항전을 찾았던 신 감독은 16일에는 상주-전북전을 관전했다.
신 감독이 K리그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표팀에 K리거 선수들을 발탁하겠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나이는 상관없다”는 대표팀 감독의 한 마디는 베테랑 선수들의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후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 '염긱스' 염기훈(34·수원) 등 베테랑 선수들이 주목 받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위기 상황에서 팀의 중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의 팀을 강조하는 신태용 감독은 베테랑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의 행보는 해외파들에게 무게가 쏠렸던 대표팀에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임 감독님이 썼던 선수들을 다 쓴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내 머리 안에는 꼭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는다는 생각은 절대 없다. 현재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팀에 필요하면 선발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어느 선수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국 축구는 현재 빨간 불 앞에 서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의 성적으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4승4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 8월31일 홈에서 열리는 이란전, 9월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 있다.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 감독은 치열하게 최상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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