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서울제약은 지난 13일 보통주 6만2804주를 상장했다. 이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행사된 전환청구권 물량이다.
서울제약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했다. 1차는 기관투자자인 산은캐피탈과 현대증권 등이 대상이었다. 이를 통해 회사는 35억원을 조달했다. 2차는 200억원 규모로 공모 형태로 발행됐다.
문제는 전환청구권이 한꺼번에 대규모로 행사된 점이다. 지난달 22일 회사가 중국기업과 1110억원 규모의 발기부전치료제 공급계약을 공시하면서 주가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CB는 원금을 돌려받는 대신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붙인 채권이다. 회사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으면 그 차이만큼 이익을 낼 수 있다. 즉 대규모 물량이 상장될 경우 주가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같은 대규모 전환청구권 행사로 서울제약 주가는 전달 22일부터 이날까지 20% 넘게 빠졌다.
투자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포털 종목게시판에 “(주가는) 올라갈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회사는) 호재를 이용한 추가상장에 여념이 없다”며 “이젠 자포자기”라고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제약의 대규모 수주 소식이 나오지 않는 이상 오버행(대규모 대기 물량)으로 주가 회복도 더딘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중국 보건당국의 승인 결과를 기다려 본 뒤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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