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결론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은행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높은 주가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했던 잔여지분 매각 여부가 최 후보자 말 한마디에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정부 지분을 우선 매각한 후 지주사 전환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지분 매각 후 지주사로 전환하는 게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주도로 잔여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지주회사 전환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18.78%)을 2대 주주(6%)보다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실질적 민영화가 완성된다.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 가운데 최소 13% 이상을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18일 종가 기준 우리은행의 주가는 주당 1만8650원이다. 이는 정부가 올해 초 7개 과점주주에 판 매각 가격(1만1800원)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높다는 얘기는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 속도도 빨라진다는 의미다.
최종구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우리은행 등에 투입된 공적자금 관리·회수를 결정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게 된다. 공적자금관리위는 그동안 예보의 잔여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공적자금관리위가 공식 회의를 열어 안건을 의결해야 한다.
잔여지분 매각에 당국의 의지와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이 되면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내년 상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당초 연내 추가지분 매각과 함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불확실한 여건이 지속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여기에 최근 실적까지 뒷받침되며 조직 안팎에서는 '지주회사 훈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63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3997억원을 예상하고 있어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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