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호 기자 =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달부터 가동이 중단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시기에 대해 "일감이 없는 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페이토 호텔에서 열린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산조선소가 빠른 시간 내에 수주를 해야하는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군산조선소는 지난 4일 마지막 배가 떠난 이후로 시설 유지보수 인력 50여명만 남아있는 상태다. 5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7년간 70여척의 배를 만들어낸 군산조선소는 재가동 시기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서 강 사장은 지난 1월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에서 “일감이 적으니 경우에 따라 일시적으로 조업을 쉬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강 사장은 조선업 반등 시기를 묻는 질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걸 누가 알겠느냐"고 반문한 뒤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들어 5월까지 총 62척(38억 달러)를 수주, 지난해 같은 기간 12척(10억 달러)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올해 수주 실적이 기조효과에 따라 개선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짚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량에 만족해서는 국내 조선업계가 되살아날 수가 없다”면서 “지금보다 2~3배 이상의 수주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임금반납.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노동자협의회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 "1년 반 내지 2년 정도는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협과 만나 2018년까지 대리·사원 임금 10% 반납, 1개월 이상 순환휴직, 희망퇴직 검토 등을 제의했다. 노협은 거부 의사를 밝히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할 경우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강경 대응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반발해도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다같이 무너지면 안되지 않나"고 반문했다.
파산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글로벌 해양시추업체 시드릴(Seadrill)사 등 우려에 대해선 "파산에 대비한 대책을 세웠다. 받아놓은 돈도 꽤 많지만 다만 아직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시추 설비인) 세미리그 같은 경우는 수요가 조금 있는데 드릴십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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