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연내 비자카드 주식 226만2000주를 전량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도입이 예정된 IFRS9(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 영향이 가장 크다. IFRS9는 장기보유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매도가능증권을 팔 때 당기순이익이 아닌 자본계정(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한다. 올해 안에 주식을 팔아야 재무제표상 순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부터는 팔아도 자본에 반영된다.
현재 신한카드가 소유한 비자카드 주식은 226만2000주로 장부가액은 2132억7800만원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2243억6300만원이다. 이를 신한카드의 1분기 총포괄손익(4114억원)과 합산하면 약 635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달성한 당기순이익(7279억원)의 약 8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취임 1년차를 맞는 임영진 사장에게는 회계상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그럼에도 처분을 고민하는 이유는 내년으로 예정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적정원가에 기반해 3년마다 재산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조달금리와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 2015년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1.5%→0.8%, 2억~3억원 중소가맹점:2.0%→1.3%)인하 됐을 때도 정부의 주된 논리는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와 대형 밴사의 리베이트 금지로 인한 카드사의 부담 완화 등이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금융수수료 인하인데 특정 카드사의 수익성 지표가 올라가면 수수료 협상에 임하는 다른 카드사들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가맹점 우대수수료 확대 적용으로 전체 카드업권의 실적 한파가 예고된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만큼 경쟁사들은 속병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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