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자민 야우 홍콩무역발전국 지부장, "홍콩, 중국 너머 동남아 진출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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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07-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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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은 자유무역항, 경유항, 중계무역 거점이자 글로벌 금융도시

  • 일대일로, 웨강아오 대만구 등 中 남부 노린다면 '홍콩' 지원 필요해

  • 홍콩무역발전국 다수 국제 무역 박람회, 일대일로 서밋 등 개최

벤자민 야우 홍콩무역발전국 한국 지부장이 17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강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홍콩무역발전국]


김근정 기자 = “이미 중국에 진출에 성공했다면 그대로도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의 문을 열지 못했고 중국 남부, 나아가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하고 싶다면 홍콩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벤자민 야우(游紹斌) 홍콩무역발전국(HKTDC) 한국 지부장은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홍콩이 그 자체로 한국 기업의 주요 시장이 될 수 있고 독보적인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중국은 물론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을 돕는 중요한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홍콩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시장이다. 지난 5개월간 한국의 대(對) 홍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6.5% 늘어나며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고 야우 지부장은 소개했다. 

또, 홍콩은 자유무역항, 수출 경유항이자 중계무역 거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도시라는 입지도 홍콩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야우 지부장은 “최근 경기도를 방문했을 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따라 지난 20년간 홍콩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홍콩과 한국의 경제·무역 협력은 사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으로 수입되는 한국 제품 중 상당수가 중국으로 재수출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최근 사드로 중국 진입장벽에 부딪힌 한국 기업에게 홍콩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야우 지부장은 "이미 상당수의 한국 기업이 중국 북부나 상대적으로 가까운 상하이 등지에 직접 진출해 성공했음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공략지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최근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계획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남부를 노린다면 홍콩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홍콩을 통해 중국 남부는 물론 동남아까지 넘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우 지부장은 “지도를 펼쳐 보면 홍콩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가운데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홍콩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내에 일대일로 인근 국가 및 지역의 48%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이 글로벌 금융 도시이자 중국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연결점이라는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야우 지부장은 “우선 홍콩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홍콩달러가 있다”면서 “달러에 페그된 홍콩달러를 사용하면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홍콩은 세계 최대 역외 위안화 기지로 위안화 무역결제의 80% 이상이 홍콩에서 이뤄진다. 홍콩에 진출한 기업은 위안화 표시채권인 딤섬본드를 발행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A주(내국인 전용)는 물론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이 외에 무관세의 자유무역지역, 중국과 다른 홍콩의 기본법 등 법률·제도, 글로벌 계약 및 분쟁해결에 있어 쌓아온 노하우 등도 홍콩의 대표적인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홍콩특별행정구와 홍콩무역발전국 주최로 지난해 5월 개최된 일대일로 서밋에서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홍콩무역발전국 제공]


야우 지부장은 이러한 홍콩의 비교우위를 홍보하고 더 많은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의 홍콩 진출을 유도하는 것이 홍콩무역발전국의 임무라고 소개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같은 성격의 준정부기관으로 1966년에 설립됐다. 중국 내 13곳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 46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올해 한국 지부도 문을 열었다. 

홍콩무역발전국은 매년 30건 이상의 대형 국제 무역박람회 등을 개최한다. 야우 지부장은 “800~900여곳의 한국 기업은 물론 많은 수의 한국 바이어가 홍콩 무역박람회를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오는 9월 11일 홍콩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17 일대일로 서밋’도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야우 지부장은 “5월 중국에서 열린 포럼은 정상급 회의였고 이번에 홍콩특별행정구와 홍콩무역발전국이 주최하는 서밋은 실무자들이 함께 일대일로가 가져다 줄 실질적 기회, 경제·무역 교류 방안 등을 논의하고 투자·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벤자민 야우 지부장은?

벤자민 야우 지부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공학 석사 출신으로 2001년 8월부터 홍콩무역발전국에서 근무했다. 마케팅부, 제품홍보부 부매니저를 거쳐 2007년부터 도쿄, 오사카 지부장으로 활약하며 일본에서 홍콩을 알리고 2011년 다시 홍콩 국제협력팀으로 복귀했다. 2016년 2월부터 한국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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