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주 기자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재외공관에 보낸 긴급 지령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절호의 기회'로 강조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압박한 뒤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이 북한 관계자를 인용,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7~8일께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지령문을 재외공관에 보냈다.
아시히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특히 "문재인 정권이 지속되는 것이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라며 "호전 세력이 떠들기 전에 통일의 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심리적 압력을 가해 '북한의 핵 개발 포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도록 만들고 미국과 담판을 통해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4일 북한이 평가되는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담판 성격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남북 대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미국 정부 간 정책상의 차이를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19일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군사회담과 이상가족 상봉 등 한국의 남북 회담 제안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이미 미국의 이해를 구한 만큼 미국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북한 핵문제에 있어 한국이 들어갈 틈이 없지만 북한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영향력을 행사하면 한국이 6자회담 재개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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