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계의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반년을 맞는다. 미국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6개월간 가장 두드러진 것은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외신들은 또 미디어를 배격하며 불통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의 기존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6개월간 트위트 991건 달해…오바마 도청 의혹 등 거센 논란의 중심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채널인 CNN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년을 숫자로 정리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바로 트위트 수다. 백악관 공식 계정이 아닌 개인 트위터 계정 (@realDonaldTrump)에 올린 트윗은 모두 991건이다.
USA 투데이는 취임 반년을 맞아 가장 논란이 됐던 트위트 6개를 정리하기도 했다. 가장 첫째로 꼽혔던 것은 오바마의 도청 논란을 제기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트위트이다. 트럼프는 지난 3월 4일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이 트럼프 타워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이후 근거없는 발언으로 판명났다. USA 투데이는 "이 발언 뒤 공식관료들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과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가 있다는 트위트,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임명에 대해 '마녀사낭'이라고 비난한 것 등이 크게 회자됐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트위트 중 가장 격렬한 부분은 언론과의 싸움이다. 유세기간부터 트위트를 통해 자신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언론에 대해 악담을 서슴치 않았던 트럼프는 취임 뒤에도 미디어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991번의 트위트 중 가장 많이 쓰인 단어가 바로 '가짜 뉴스'다. 트럼프는 CNN, ABC,NBC, 뉴욕타임스 등 기존의 언론들을 가짜뉴스로 몰면서 이들 매체들을 "미국 국민의 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의 MSNBC의 프로그램인 '모닝조'의 진행자들과 벌인 트위터 설전으로 다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진행자 중 한 명인 조 스카버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파괴하려 한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위터 소통을 고수한 트럼프는 취임 뒤 지금까지 기자회견을 딱 1회만 열었다. 전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1년 동안, 버락 오바마 11회, 조지 W. 부시 5회, 빌 클린턴 12회에 달한다.
◆ "반이민법 등으로 미국의 근본 뒤흔들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6개월간의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 트럼프가 해온 것들이 미약하게 보일 지는 모르지만 트럼프는 이미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외교·환경·이민·문화·사법 등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미국을 해체시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이민법으로 이민자들의 국가로 알려진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금융위기이후 만들어진 도트프랭크법의 검토, 파리기후협정 탈퇴 뒤 환경관련 규제 완화 등이 이후 미국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움직임 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법안 42건에 서명했다. 물론 인프라, 세제개혁, 오바마케어 폐기와 대체 등 주요 공약과 관련된 법안의 입건은 아직 0건이지만, 취임 6개월만에 벌어진 많은 변화들이 던지는 의미를 놓쳐서도 안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난 6개월 간 가장 크게 성공한 것이 있다면 바로 사법부의 장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공석으로 있던 대법관 자리에 닐 코서치를 지명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중순까지 하급법원에 모두 27명에 달하는 판사들을 임명했다. 이는 가장 많이 임명했던 오마바 대통령의 3배에 달한다. 연방법원 판사의 경우 모두 9명을 지목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을 훨씬 웃돌았다. WP는 "향후 미국 사법부가 장기간 동안 보수화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트럼프 진영의 독주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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