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로 상하부 공간 복합개발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에 나선 건 도지재생 뉴딜에 필요한 공간과 재원 등 두 마리 토기를 잡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5년간 매년 10조원씩 총 50조원을 투입해 낙후된 도시를 재생, 주거 불평등을 개선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서울시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올림픽 대로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속속 추진되는 가운데 지하화로 생기는 상부공간 복합개발에 민간 참여가 허용될 경우 도지새쟁 뉴딜 사업의 거점이 마련되는 셈이다. 또 민간참여 시 개발이익의 50%를 국고로 환수하면 도지재생 뉴딜 재원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도로공간의 입체적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해당 법안을 소개한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프랑스와 일본 등은 1960년대부터 도로 상하부를 복합 개발해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도시단절을 해소하는 등 비교적 활발하게 도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왔다”면서 “그러나 국내에서는 법제도 미비로 인해 인천 루원시티와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등이 실패 사례로 남았다. 이번 법률 제정을 통해 도로 상하부 복합 개발이 허용되면 도로와 교통, 도로와 주택, 도로와 문화 등 도시공간 활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이강훈 한국도로공사 사업개발처장과 이범현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상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도로 상하부 입체개발 허용을 대형 프로젝트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상우 비즈인텔리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가장 큰 목적이 도시 경쟁력 강화와 주민 삶의 질 개선인데, 도로와 주택이 결합될 경우 서민층 주거환경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도로 공간 개발 과정에서 도시재생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입법 추진 과정에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도 “최근 도시 개발이 ‘컴팩트도시(Compact City)’를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이 법은 현재 수도권이나 광역시급 개발이 활발한 도시에서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장기미집행 시설이나 쇠퇴도시 등에도 이를 적용해 도시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효율 높이면서 저비용으로 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로 상하부 공간 개발에 따른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안전기준을 높이고 관리 및 유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강훈 한국도로공사 사업개발처장은 “도로 입체 개발 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대형사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도로별, 위치별로 개발의 한계를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도로를 입체개발 할 수 있도록 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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