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업계와 관계당국이 김포공항에 있는 한국공항공사에서 '조종인력 수급 등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국내 8군데 항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린 이번 회의에서 핵심은 조종사 부족에 따른 대책과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조종사 부족 사태는 중국이 한국의 조종사를 스카우트하는 상황을 넘어 한국과 중국 간 조종사 선점을 위한 봉급인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더욱이 신생 항공사의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부족한 조종사를 선발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 스카우트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항공업계가 겪고 있는 조종사 부족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족한 조종사로 인해 항공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정부에 사업용 조종사로 등록한 이의 숫자는 2014년 867명, 2015년 1014명, 2016년 1227명으로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항공사 입사를 위해 자비를 들여 조종사 교육을 받는 일반인의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직종인 조종사가 되기 위해 비행훈련을 받고 조종사 자격을 따기 위해 필요한 기본훈련 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경우는 1000시간,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 제주항공 등 나머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250시간 이상의 비행훈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훈련시설 부족으로 항공사가 요구하는 비행훈련 시간을 채울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미국 등 해외유학을 통해 비행훈련 시간을 채워야하는 데 1년여간 2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 개개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비행훈련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교 부설 교육기관 또는 조종사 훈련학원에 등록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교 부설 비행훈련 센터의 경우 훈련용 전용공항에서 비행훈련을 받을 수 있지만 10여군데의 사설 비행훈련기관의 경우 양양국제공항과 무안국제공항 등 국내 공항 2군데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양양국제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의 경우 저비용항공사의 취항 횟수가 점차 증가를 하면서 비행훈련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2년 안팎이면 200시간대의 비행훈련 등을 마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공항사용의 제약이 따르면서 소요 기간이 3~4년으로 늘어났다.
국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매년 500여명의 조종사 훈련생들이 외화를 낭비하면서 미국 등으로 조종사 훈련 및 비행 유학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열악한 국내 비행훈련 여건을 견디다 못해 외국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종사 교육비 부담이 커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조종사 양성을 위한 비행훈련인프라 구축과 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항공사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한국은 지리적 위치로 3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이며 항공운송 교통망이 바로 국가의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부는 항공운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종사 훈련과 지원에 따른 대안 마련과 함께 민간과 함께 경쟁력 있는 조종사 훈련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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