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를 위한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증세 네이밍 (naming) 전쟁을 비롯해 추미애 대표의 증세안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 향후 내부 격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 대표는 과세표준 구간 신설을 통해 △연 소득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의 법인세 3%포인트 인상(현행 22%) △5억원 초과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율 2%포인트 인상(현행 40%)안 등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포퓰리즘 세금 폭탄’이라고 강력 반발하자, 전날(24일) 법인세는 ‘명예 과세’, ‘소득세는 존경 과세’라고 지칭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25일 잇따라 라디오에 출연해 여당발(發) 증세안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당발 증세안에 대해 “초대기업, 초고소득자(에 한정된다)”며 ‘슈퍼리치 증세’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당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통화에서 “(이번 증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법인세를 깎아준 부자 감세를 정상화한다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 총비용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검토하는 3% (포인트) 인상은 기업 경영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 거래 차액의 자본소득에 대한 증세에 대해 “검토할 내용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와 결을 달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경제통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과세에는 예술적 터치가 필요하다”며 “(추 대표가 제안한 증세안은) 너무 세밀한 접근이어서 과연 증세의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론 제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500억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오는 2019년까지 매년 1%포인트씩 인상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500억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를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면서 기업이 얼마나 세금의 압박을 받는지 한번 테스트하면 과격한 세금 인상에 대한 저항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세 네이밍 전쟁에 대해 “국민을 좀 정정당당하게 올바로 설득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굳이 꼭 이것을 강조해야 한다면, 이번 증세는 한정 과세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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