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몇달간 장기 협상을 통해 중국 국유기업 자오상쥐 항구공고유한공사에 함반토타 항구 지분 70%를 11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자오상쥐가 보유하려고 했던 지분 80% 보다 낮춘 규모다.
스리랑카 정부가 항구를 넘긴 이유는 약 650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중국으로만 8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가 쌓이자 상환 방법으로 인프라 사업권을 넘긴 것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걷어들인 세수입 대부분을 채무 변제에 쓰는 등 재정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함반토타 항구를 운영 관리하는 함반토타포트그룹서비스 회사는 스리랑카 정부와 자오상쥐의 합작법인이다. 스리랑카 정부가 50.7%, 자오상쥐가 39.4%의 지분을 보유, 도선 항만 경비 창고 선적 보안 해상 서비스 등 항구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이 인도양 해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요한 곳이라 상업적이기 보단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인도 일본 등은 중국이 항구의 군사적 사용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반대해왔다. 스리랑카 자국민들도 중국을 군사적 확장을 견제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항만 노동자들은 실업을 우려해 반발 시위를 벌여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브라함 첼라니 뉴델리 정책조사센터 교수는 "이번 거래가 기술적으로는 괜찮아보이지만 중국이 항구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단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스리랑카의 의사 결정이 점점 채무 압박감에 결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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