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전승 업적을 최후 승리의 축포성으로 빛내어 나가자'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미제가 흰 기를 들고 우리 앞에 완전히 무릎을 꿇는 그 날까지 더 억세게, 더 빨리 전진하고 비약해 나가자, 이것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에 우리 군대와 인민이 다지는 심장의 맹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말이 가까워 올수록 미제의 최후 발악은 앞으로 더 우심해질 것이며 우리는 지금보다 더 엄혹한 시련도 각오해야 한다"며 주민들을 독려했다.
신문은 또 "우리의 자립경제는 이미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야만적 제재로 인한 시련과 난관을 짓부수며 전반 분야에서 급상승의 궤도에 확고히 들어섰다"면서 핵 개발에 따른 제재에도 경제 상황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이날에도 우리 정부가 제의한 군사분계선(MDL) 에서의 상호 적대해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은 물론, 적십자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은 그러나 내달 초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4기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개최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현대아산의 요청에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이날 팩스를 통해 현대아산에 "이번에는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는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민간 차원의 제의에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현대아산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지난 19일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받은 데 이어 21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아태평화위와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다음 달 4일 금강산에서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당시 아태평화위는 "의사를 잘 전달받았다. (당국에) 이를 전달하고,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으나 일주일 만에 공식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민간 방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던 이번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특히 현대그룹이 지난 2003년 8월 4일 정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거의 매년 요청해온 금강산 추모식을 위한 방북 협조를 북한이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여려 제의에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이 구체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시급한 현안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회담 제의에) 호응해 나오길 바란다"면서도 "정부가 시한을 두고 (북한과의 대화에) 접근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화 기조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에도 정부의 대화 기조가 유지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의 대화기조 입장은 분명하다"면서도 "북한의 도발과 관련된 보도와 상황들이 있는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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