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폰 격전지 인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인도의 GST(통합부가가치세) 법안 시행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인도 소비자들, 스마트폰 구입 미뤘다
28일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2분기 인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268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떨어진 수준이다.
GST 법안 시행에 따른 대기 수요 탓에 소비가 주춤한 탓이다. 인도는 그동안 주(州)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 제도를 이달 1일부터 29개 주와 7개 연방직할지에 공통되는 GST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연방과 주 정부 차원에서 제각기 운영되던 20여 가지 간접세가 폐지되고 연방법에 따른 GST로 대체됐다.
GST는 지역에 상관없이 품목에 따라 5%, 12%, 18%, 28% 등 4단계로 분리 적용된다. 특히 고급 승용차와 담배, 탄산음료 등 특정 품목은 28% 최고 세율에 특별소비세 성격의 사치세가 더 붙는다.
따라서 스마트폰 구입 역시 일시적으로 미뤘다. 캐널리스는 "다만 3분기부터는 대기수요까지 합쳐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기존보다 더 클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인도시장이 통합되고 4G 체제로 전환되고 나면 특히 스마트폰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가트너는 지난해 인도내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전체 모바일 시장의 절반에 그쳤다면, 내년에는 62%를 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 1위 수성...맹추격하는 中
아울러 캐널리스는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을 이끈 것은 여전히 삼성전자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67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5%를 기록, 1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중국 제조사들의 맹추격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점유율을 합치면 50%를 넘는다.
480만대를 출하한 샤오미가 2위, 330만대를 출하한 비보가 3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오포가 230만대로 4위, 레노버가 190만대로 5위를 차지하는 등 턱밑까지 따라왔다.
특히 2위 업체인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샤오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 급증했다.
앞서 샤오미의 인도법인장 마누제인은 인도 현지 매체 이코노믹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2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샤오미의 지난해 인도 매출은 10억 달러였다. 올해 목표치를 두배나 올린 것은 샤오미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발주자인 비보 역시 현지 400개 도시에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내년부터는 5년 동안 인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포츠 협회인 인도 프리미어 리그(Indian Premier League, IPL)에 약 220억 루피(3억4000만 달러)의 스폰서십도 제공한다.
비보가 인도에서 통큰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현재 시장 1위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샨 더트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제조사들이 정체하고 있는 자국 스마트폰 시장 대신 인도를 전략적 시장을 택했다"면서 "이들은 중급 제품군에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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