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지지율이 35%대로 곤두박칠 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스캔들 영향으로 미 달러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도 정치 스캔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HK는 27일 아베 총리의 지지율에 대한 자체 여론 조사 결과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의견은 35%로 지난달 조사보다 1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48%에 달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총재로 무투표 선출된 지 2년 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과거 일본 정권에서 평균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고이즈미 내각으로 5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즈미 내각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받았던 아베 내각이 몰락한 것은 사학비리 스캔들과 불통 리더십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 나온다.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국회 비준안, 테러대책법안(공모죄 법안), 카지노 허용 등 야당과 시민사회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 처리한 '불통 정치'도 신뢰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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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간 막말 논란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구설수에 휩싸였던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내각 하차도 아베 총리에게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나다 방위상은 남수단 평화유지활동(PKO)으로 파견된 자위대의 일일보고 문건 은폐 의혹 논란에 사표를 냈다.
최근에는 집권 자민당 내 의원들의 불륜설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곤란해졌다. 이에 따라 아베노믹스까지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선 개입 의혹과 연계된 러시아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5%로 곤두박칠 친 뒤 달러 약세 등 경제로 불똥이 튄 사례가 있는 탓이다.
현재 일본 경제가 양호한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과 정치적 교착 상태가 계속되면 악화 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그간 아베 총리가 외국인 투자를 장려해 왔던 만큼 이번 스캔들이 장기화되면 투자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카산 온라인증권의 이토 요시히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 닛케이 평균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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