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 되면 평양 가겠다"→"北 정권 실감할 강력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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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7-07-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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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대북 발언史

"북한 정권이 실감할 강력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검토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1시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이 전날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렇게 굳은 표정과 단호한 말투로 북한을 향해 '강성발언'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많이 변했다.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도발을 단호히 규탄하면서도 정상 간 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자 문 대통령도 발언 수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 홀에서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며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계승하는 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단절된 남북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월 한 달에만 4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5월 14일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21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29일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30일 정밀 조종 유도 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 등을 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며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5월 14일 NSC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도발이 대한민국 신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6월 8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지대함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자,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NSC를 직접 주재하고 “우리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며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밝혔다.

이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6월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선(先) 비핵화 조건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6월 23일 ‘국군·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는 “북한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 규탄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비판했지만 이후 잇단 유화 발언을 내놓았다.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통일’의 상징인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공식 발표하며 한반도 평화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북핵 문제”라며 “특히 바로 이틀 전에 있었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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