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부터 2일에 걸쳐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이후 재계의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강화 노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그룹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고용 및 투자, 협력사 지원 방안들을 일제히 내놓은 데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뿐만 아니라 고충도 전달한 만큼 추가 방안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재계 "새 정부 일자리 창출·상생 정책 공감"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 강화' 등으로 요약된 이번 간담회에서 주요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상생경영 방안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은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조성한 1000억원의 상생펀드 중 절반을 2·3차 협력사에 직접 지원할 예정"이라며 "1차 협력사와 계약 시 2·3차 협력사와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금 부회장은 즉석에서 "상시업무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창수 GS 회장 역시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상생경영 확대 차원에서 "GS리테일 가맹점주에 최저수익보장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사회적기업과 연관지어 일자리 창출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기업 200개를 지원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협력사 상생 강화에 대해서는 "2·3차 협력사와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현금 결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인력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며 "앞으로 3년 동안 롯데의 정규직화 전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27일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 대통령 취임 후 '코드 맞추기' 나선 재계
대다수 대기업들은 이번 간담회가 마련되기 전부터 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 및 협력사 상생방안들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최대 관심인 일자리창출과 경제살리기 방안에 화답해 최근 시설설비 투자 등에 2021년까지 37조원을 쏟아 넣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는 2021년까지 생산유발 163조원, 고용유발 44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도 이번 간담회에 앞서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2·3차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선순환 상생협력' 모델을 발표했으며 롯데도 지난 5월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5년간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J는 대통령과의 만남 하루 전인 26일 비정규직 직원 직접 고용 전환과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에 적극 부합하는 방침을 내놨다.
◆ 일자리·상생강화 추가 방안 나올까…재계 후속조치 마련 '분주'
문 대통령 역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상생 협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한 만큼 주요 기업들은 후속 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청와대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권 회장은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전환, 2·3차 협력사 상생 방안에 대해 "비용만으로 인식하지 말자"며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쪽으로 사고를 전환해 적극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내놨던 대규모 투자계획을 빠르게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 공장에만 2021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한다"며 "현재 부지 매입을 끝내고 공장 건설을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했으며, 본격적인 장비 도입 등이 시작되면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의 경우 최 회장이 최근 '사회와 함께하는 딥 체인지 2.0'을 경영 화두로 제시한 데 따라 현재 주요 계열사들은 자산 등의 각종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화 역시 금 부회장의 즉석 제안에 따라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금 부회장이 850명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히기 전부터 각 계열사별 비정규직 상황을 파악한 한화는 이번 주 중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