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31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제보 조작 사실과 관련해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작은 제보도 명확하게 검증하는 기구를 신설하는 등 혁신적으로 당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면서 대국민사과를 했다.
앞서 검찰은 국민의당 지도부가 범행에 개입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해당 제보를 발표한 당 공명선거추진단(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를 각각 불구속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검찰의 발표 이후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와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논의 끝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과문을 채택,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대표 낭독과 함께 소속 의원들 전원이 머리를 숙였다.
회의에는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도 참석했다. 사과문의 명의도 '대통령선거 후보(안철수), 상임선거대책위원장(박지원) 및 비대위원·국회의원 일동'으로 달렸다.
사과문에서 국민의당은 "한 당원의 불법행위와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잘못이 결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임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당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 국민 앞에 다시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당의 모든 면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새로워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이미 발표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했던 당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말끔히 배제한 것이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문책에 착수하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창당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정진할 것이며, 오는 27일 전당대회도 당을 한층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부와 무관하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지지율 추락을 면치 못하던 국민의당으로서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실추된 이미지 및 국민의 신뢰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남았다. 분위기 전환과 당 쇄신을 위한 첫걸음이 전당대회다.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 말 그대로 '비상상황'인 당의 정상화를 추진해가야 한다.
이미 도전을 선언한 정동영 의원과 함께 1일 공식 출마 선언에 나서는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일단 경쟁의 링에 올라와 있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원외 인사인 김한길 전 대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출마를 검토중이거나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며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재등판론도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지지 당원들의 모임인 '미래혁신연대'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며 서명운동 등도 진행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말씀하신 성명서에 제 뜻도 함께 담겨있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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