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어느 조직이든 어느 정치세력을 불문하고, 어떤 시기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려는 행위를 한다면 중국은 이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경축대회 연설 종반에 이 발언이 터져나오자 장내에 자발적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대목의 원고를 읽을 때 시 주석의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높았고 톤은 단호했다. 박수소리가 잦아들자 시 주석은 "국가주권과 국가안전, 국가발전상의 손해를 우리가 감수할 것이라고 결코 기대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강경발언을 했다. "중국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침략전쟁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자신이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날 시 주석의 50여분의 연설에서 외부세계에 대한 가장 강한 메시지는 이 세 마디였다. 중국의 영토를 분열시키려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은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자국의 영토로 보고 있으며, 미국 일본과 이들 지역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또한 최근 가열되고 있는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시 주석의 발언은 이들 국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또한 '국가안전상의 손해를 감수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우리나라가 사드 추가배치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중국이 당분간 사드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의 군대지휘 반복 강조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공산당의 군대지휘'라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총서기로서 당내 1인자다. 공산당의 군대지휘란 결국 시 주석의 군대지휘와 같은 말이다. 자신이 군대를 지휘하고 있으며, 자신의 군대지휘가 확고히 이어져야 함을 만방에 알린 셈이다.
시 주석은 과거 마오쩌둥이 "우리의 원칙은 당의 군대 지휘이며, 군대는 당을 지휘하지 않는다"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남창봉기에서부터 당의 군대지휘 원칙은 확고부동한 근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군대지휘는 인민군의 본질이며 근본일 뿐 아니라 과거 투쟁의 역사에서 얻어진 불변의 진리"라며 "중국공산당의 지도 하에서라야 인민군은 방향을 잡고 힘을 뻗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덩샤오핑이 "우리가 그 험난한 과정을 겪으면서 승리를 일궈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어서다"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현재 인민해방군의 사상적인 무장과 신념을 강조했다.
◆실전훈련 강군육성 비전 제시
이날 시 석은 강군 육성의 비전을 밝혔다. 그는 "전투력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전쟁에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한편 국가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특히 "전면적으로 군사 훈련의 실전 수준을 향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군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개혁과 과학기술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면서 "국가적인 정책인 군민 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기율이 강하면 혁명은 백전백승이었다"며 "군대의 역량은 군사의 숫자나 무기로도 판단되지만 기율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율이 없는 부대는 오합지졸이라는 대목에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18차 당대회 이후 우리는 '두 개의 100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분투해왔다"며 "5년의 노력을 통해 인민군은 혁신을 거듭했으며, 중국특색 강군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국가의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견결히 지켜나가는 한편, 공산당체제와 사회주의제도, 국가주권과 국가안전과 발전이익을 보호하며 지역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군대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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