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문 대통령의 ‘신(新) 베를린 구상’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서다. 신 베를린 구상은 지난 2000년 남북 화해·협력 기틀의 단초가 됐던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대화와 제재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문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둘러싼 남·북·미·중의 함수관계의 방점이 다르다는 데 있다. 양자의 투 트랙을 주장하는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선(先) 평화협정-후(後) 비핵화, 미국은 ‘선 비핵화-후 평화협정’을 각각 원한다. 중국은 우리와 유사한 ‘쌍궤 병행론’을 주장하지만, 협상 주체에서는 관련국 지위 인정 등으로 이견이 갈린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8월 위기설’이 한반도를 덮친 상황에서 기존의 타격론과 압박론, 대화론을 뛰어넘는 ‘창조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 이후 미국에서는 ‘레짐 체인지’(정치권력 교체) 주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8월 위기설 솔솔…北美 주도권 땐 ‘코리아 패싱’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협정 제안은 ‘휴전 상태’인 한반도를 ‘종전 상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의 기초는 1953년 정전협정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2개월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이나,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신뢰 프로세스'의 방점은 평화협정이 아닌 ‘북한의 비핵화’에 찍혀 있었다.
또한 1974년 전후로 평화협정 대상을 달리한 북한의 태도도 한반도 평화협정 표류에 한몫했다. 북한은 그 이전까지는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으나, 그해 3월25일 미국에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하면서 우리 정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인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북·미가 전면적으로 부상할 경우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3자 회담이냐, 4자 회담이냐, 6자 회담이냐’를 놓고 각국이 고도의 수 싸움을 전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레짐 체인지 현실화되나…文정부 대북정책 시험대
문제는 이제부터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초강력 조치를 예고했다. 우리 정부도 ‘연내 불가’였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로 선회했다. 중국은 사드 추가 배치전환 이후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조치해 공식 항의했다.
한반도가 정세에 경고등이 켜진 사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레드라인(한계선)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임계치’로 선을 그은 청와대와는 결을 달리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안보라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북·미·중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각론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특단의 카드를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만으로 안 된다”라며 “평화협정을 맺어 휴전 상태를 종식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키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수정 카드’다. 쌍궤 병행론의 중국도 ‘관련 당사국 중심·북한에 대한 강한 제재 반대’라는 점에서 우리의 전략과는 다르다. 우리는 남북한 중심의 북핵과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원한다. 정반대의 북한과 미국은 각각 ‘핵 보유 인정 시 대화 가능’과 ‘비핵화’ 등으로 맞선다.
차 교수는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친중 정권 수립 등을 골자로 하는 ‘레짐 체인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둘러싼 남·북·미·중의 함수관계의 방점이 다르다는 데 있다. 양자의 투 트랙을 주장하는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선(先) 평화협정-후(後) 비핵화, 미국은 ‘선 비핵화-후 평화협정’을 각각 원한다. 중국은 우리와 유사한 ‘쌍궤 병행론’을 주장하지만, 협상 주체에서는 관련국 지위 인정 등으로 이견이 갈린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8월 위기설’이 한반도를 덮친 상황에서 기존의 타격론과 압박론, 대화론을 뛰어넘는 ‘창조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 이후 미국에서는 ‘레짐 체인지’(정치권력 교체) 주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8월 위기설 솔솔…北美 주도권 땐 ‘코리아 패싱’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협정 제안은 ‘휴전 상태’인 한반도를 ‘종전 상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의 기초는 1953년 정전협정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2개월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이나,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신뢰 프로세스'의 방점은 평화협정이 아닌 ‘북한의 비핵화’에 찍혀 있었다.
또한 1974년 전후로 평화협정 대상을 달리한 북한의 태도도 한반도 평화협정 표류에 한몫했다. 북한은 그 이전까지는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으나, 그해 3월25일 미국에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하면서 우리 정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인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북·미가 전면적으로 부상할 경우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3자 회담이냐, 4자 회담이냐, 6자 회담이냐’를 놓고 각국이 고도의 수 싸움을 전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레짐 체인지 현실화되나…文정부 대북정책 시험대
문제는 이제부터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초강력 조치를 예고했다. 우리 정부도 ‘연내 불가’였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로 선회했다. 중국은 사드 추가 배치전환 이후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조치해 공식 항의했다.
한반도가 정세에 경고등이 켜진 사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레드라인(한계선)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임계치’로 선을 그은 청와대와는 결을 달리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안보라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북·미·중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각론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특단의 카드를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만으로 안 된다”라며 “평화협정을 맺어 휴전 상태를 종식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키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수정 카드’다. 쌍궤 병행론의 중국도 ‘관련 당사국 중심·북한에 대한 강한 제재 반대’라는 점에서 우리의 전략과는 다르다. 우리는 남북한 중심의 북핵과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원한다. 정반대의 북한과 미국은 각각 ‘핵 보유 인정 시 대화 가능’과 ‘비핵화’ 등으로 맞선다.
차 교수는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친중 정권 수립 등을 골자로 하는 ‘레짐 체인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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