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의 내홍이 가까스로 마무리되면서 국민의당에서는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8·27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굵직한 중진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은 아직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1일 천정배 전 대표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국민의당 위기극복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면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밭체육관은 작년 2월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한 곳으로, 천 전 대표가 출마선언 장소로 이 곳을 택한 것은 '창당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당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의미다.
천 전 대표는 "남다른 애당심과 책임감으로 국민의당을 반드시 살리겠다"면서 "깨끗하고 사심없는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 안팎 간 소통, 개혁, 인재육성 및 발굴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선 패배에 연이어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5%대 아래로 추락했다. 5개 주요 정당 중에서도 꼴찌를 기록중이다.
현재로선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 지도부 공백을 메우고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을 개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기회가 바로 827 전당대회다. 마침 전날 대선 제보 조작과 관련해 검찰이 지도부와 무관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는 타이밍을 맞았다.
천 전 대표 외에 전대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정동영 의원까지 두 명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문병호 전 최고위원,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원외 인사인 김한길 전 대표 등이 당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거나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후보군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안 전 대표는 현재 침묵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인사인 데다, 지난 대선에서 당의 후보였다. 여전히 당내 지지세력이 있고 대중적인 인지도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날 오랜만에 국회를 찾아 당 지도부와 함께 '대선 제보 조작' 건에 관해 대국민사과를 했던 안 전 대표는, 출마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신중한 화법이라는 해석과 고심중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엇갈린다.
다만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한 바에 의하면 안 전 대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꼭 출마를 할 필요성이 있는가, 본인도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전대 후보등록을 받는다. 이에 따라 다음주면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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