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업자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기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BCC)' 등 두 가지로 분열됐다. 당분간 비트코인 결제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경제매체 쿼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비트코인 사업자인 비아 BTC는 이날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캐시(BCC)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라고 게시하면서 새로운 화폐의 탄생을 알렸다. 비트코인 사업자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로 나뉜 것이다.
올해 들어 가상화폐 결제 붐이 일어나면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450억 8800만 달러(약 50조 7010억 원) 규모까지 급증하자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이 부상했다. 기술 방식 등을 두고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비아 BTC가 새로운 형태의 비트코인 캐시 구상을 표명하면서 일단락됐다.
다만 비트코인 캐시의 등장으로 당분간 비트코인 결제와 구매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트코인 거래소마다 비트코인 캐시 수용 여부를 차등 적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일단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캐시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비트피넥스는 향후 상황에 따라 거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트코인 캐시를 공식 취급하는 거래소는 크라켄 거래소뿐이다. 미국 매거진 와이어드 등은 "새로운 화폐의 이름이 '비트코인 캐시'라는 다소 포괄적인 뜻으로 명명된 만큼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일단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비트코인 일시 거래 중지를 검토할 전망이라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다만 비트코인 캐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과 달리 비트코인 등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20% 상승한 개당 2741.1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 캐시는 개당 430.54달러에 형성돼 기존 비트코인보다 약 6분의 1 가격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로서는 해외 송금이나 매매 등에서 그간 자리매김한 비트코인이 주류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지만 비트코인 캐시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발행 금액에 제한이 있는 만큼 구매자가 많을수록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갈등이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관리자와 규제 등이 없다는 가상통화 특유의 문제점을 드러낸 만큼 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오는 11월께 처리 용량 업그레이드 작업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 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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