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시장에 긴축 통화정책을 펼 수 있다는 시그널을 몇 차례 던지며 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통화신용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하게 개선되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 있어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 6월12일 창립기념사에서 처음 매파적 신호를 보낸 이후 꾸준히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세가 뚜렷해진다면 완화정도 축소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조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총재는 금리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한은이 지난달 추경을 제외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라고 예상한 만큼 연말까지 성장률이 3%대까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통화 긴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럽과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년간 이어왔던 양적 완화를 축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시기 조절은 변수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미 연준이 9월 자산축소 결정, 12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미국의 물가상승 부진이 길어질 경우 기존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상황에 따라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게 됐다.
이로 인해 10월과 11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제기되고,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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