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사장 김상현)가 자체 발굴한 ‘지역맥주’ 중 일부 제품을 수입맥주와 함께 판매하는 소위 ‘끼워 팔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지역맥주 매출이 늘면서 국산맥주가 수입맥주 매출을 눌렀다고 밝힌 홈플러스가 일부 매장에서 이 같은 행사를 벌인 것은 ‘꼼수’라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찾은 수도권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수입맥주 4캔에 9000원’ 행사 판매가 한창이었다. 논란은 이 가운데 홈플러스가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국산 지역맥주인 ‘해운대맥주’가 포함돼 있었던 것.
혹시나 국산 맥주는 행사제품 중 열외인지 물어봤으나, 홈플러스 매장 관계자는 “500㎖ 여타 수입맥주와 함께 해운대맥주도 4캔에 9000원 판촉 대상 제품”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장이기는 하나 이런 마케팅 덕인지 홈플러스 지역맥주 중 해운대맥주의 매출은 단연 호조세다. 지난 7월 한달 간 국산·수입을 포함한 병·캔 제품을 통틀어 맥주 전체 카테고리 중 판매량 12위를 차지했고, 국산·수입 전체 캔맥주 순위도 10위를 기록했다. 7월 매출만 보면, 지역맥주 3종(2일 출시 서빙고맥주 제외) 중 해운대맥주가 제일 높다는 게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된 세븐브로이의 강서·달서맥주의 인기에 부응해 해운대맥주도 8월 들어 한층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다 바캉스 시즌과 맞물리면서 국내 대표 피서지를 떠올리는 해운대맥주를 여름시즌 대표 국산맥주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홈플러스가 수입맥주와 끼워팔기를 불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산 맥주업체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중소맥주회사들이 제조하는 지역맥주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국산맥주 전반의 매출 상승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수입맥주와 끼워팔기 형태로 지역맥주를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꼼수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끼워팔기 논란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는 지역맥주는 지역맥주끼리, 수입맥주는 수입맥주끼리 구분해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주세법상 국산맥주는 덤핑 판매가 힘든데, 일부 매장의 착오로 이런 일이 벌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7월 들어 전체 맥주 가운데 국산맥주 판매비중이 55%를 기록, 최근 3개월 만에 수입맥주를 제쳤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국산맥주 인기는 지역맥주 3총사(해운대·강서·달서맥주)의 매출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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