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책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신용카드와 개인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키로 했다.
4일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 중앙은행은 그간 월 소득의 5배였던 신용카드 한도액을 차등해 제한키로 했다.
이에 따라 9월 1일부터 카드 신청자가 월 소득 3만 바트(100만원) 미만일 경우 월소득의 1.5배만, 3만 바트~5만 바트(170만원) 미만일 경우 월소득의 3배, 5만 바트 이상일 경우 월수입의 5배로 한도가 결정된다.
태국 중앙은행은 또 이자율에 대한 새 법안도 시행한다. 기존 신규 구분없이 신용카드 상한금리가 연 20%에서 18%로 낮아진다.
또한 개인 대출 한도액 역시 9월 1일 이후에 신청자에게는 월 소득 3만 바트 미만이 1회 월평균 소득의 1.5 배, 3만 바트 이상 버는 사람에게는 5배를 적용한다.
개인한도액은 지금까지 월수입의 5배였었다. 다만 이같은 한도액은 자동차 대출, 주택 대출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앙은행이 이같은 억제책을 내놓은 것은 국민들의 과소비와 부실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태국의 가계 부채는 국내 총생산(GDP)의 78.6%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 말 79.8%에서 다소 줄었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태국 중앙정부는 "태국의 가계 부채는 높은 수준이고, 장기적으로는 가계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679만명의 현지인들이 1780 만장의 신용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신용 카드 연체율은 31%에 달했고, 이중 개인 대출은 2.9%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용 대출 뿐 아니라 주택 대출에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가 빚을 내 주택을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나 중국발 기업부채 문제가 부각되면 줄줄이 전염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교역 및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선진국의 보호무역조치 강화 움직임, 국제원자재 가격의 향방 등과 관련한 리스크 요인에 취약하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태국과 같은 신흥시장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하에서 민간부문의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가계는 차입을 통해 부동산 매입을 늘려왔는데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08년말부터 2016년말까지 25.1%포인트나 상승했다.
한은은 "태국 부채문제는 비금융부문의 레버리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 환경에서 주택투자 용도의 대출수요가 크게 증대된 것이 이유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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