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약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7일 결심 공판에 이어 이달 하순 1심 선고가 이뤄진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 초기 "증거는 충분히 확보했다"며 자신하던 모습과 달리 지난 4일까지 총 52차례 재판을 통해서도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내놓지 못하면서 구형에 설득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2월 28일 기소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전 승마협회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인에 대한 결심 공판이 7일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 특검팀의 논고와 구형 등이 있을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과 국내 최대 그룹이 연루되면서 ‘세기의 재판’으로도 일컬어진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는 특검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지난 4월 7일 첫 공판이 개시된 이후 이달 4일 52차까지 무려 59명의 증인을 대상으로 치열한 논쟁을 펼쳐왔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다’··· 특검 결국 결정적 증거 없이 구형한다
그러나 세기의 재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는' 모양새다. 특검이 결국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그룹 현안과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정유라씨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증인의 대거 등장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혐의를 밝힐 결정적인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실제로 특검이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던 '대통령 말씀자료'와 '안종범 수첩'에 대해 재판부는 36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수첩에 기재된 대화를 했다는 직접 진술 증거로는 인정할 수 없다"며 "다만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해당 자료들이 독대 당시 내용을 온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증언도 나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법정에서 "말씀자료는 비서실 등에서 취합한 참고자료지 실제 독대에서 대통령이 어떤 대화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말했다.
◆'부정한 청탁'과 ‘지원의 대가성’ 등 뇌물죄 핵심요건 입증도 실패
특검은 '부정한 청탁'과 ‘지원의 대가성’ 등 뇌물죄 핵심요건 입증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최순실이 삼성 합병을 얘기한 적 없다”며 특검의 주장을 뒤엎는 진술을 했다. 앞서 특검은 "(최순실이) 삼성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고 박 전 전무가 증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의 뇌물죄 의혹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핵심 증인으로 꼽혀왔다.
이 부회장이 청탁을 위해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재판 초기부터 설득력을 잃었다. 지난 4월 14일 열린 제3차 공판에서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은 이 부회장이 결정한 게 아니라는 조서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최 전 실장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을 대리해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며 "이 부회장과는 중요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관계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관계라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신문에서도 반전 없어··· 이 부회장 “아직도 이해 안 된다”
재판의 막바지에 이뤄진 피고인신문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이 부회장 등은 혐의와 무관함을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이에 대해 특검이 제대로 된 반박 자료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범으로 기소된 전직 삼성 임원들은 이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제어하는 권한이 없으며, 관련 혐의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부회장이 지원을 총괄하는 미전실 소속도 아니고, 사실상 최 전 미전실 실장이 중요 현안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피고인신문 당시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도 피고인신문에서 미전실에 대한 업무 개입이 없었으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절차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경영 승계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핵심증거 부족에도 특검 일단 구형 높게 할 듯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범죄 행위는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 5개다. 법조계 및 재계 관계자들은 모호한 판단 기준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강도 높은 구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핵심적인 증언과 확실한 물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그룹의 그간의 경영 활동을 모두 승계문제로 연결하려다 보니 무리하게 기소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의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홍완표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특검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며 “이에 따라 특검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이 부회장에게도 높은 형량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1차 선고를 결심 공판 이후 2~3주에 내에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은 이달 27일까지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 초기 "증거는 충분히 확보했다"며 자신하던 모습과 달리 지난 4일까지 총 52차례 재판을 통해서도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내놓지 못하면서 구형에 설득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2월 28일 기소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전 승마협회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인에 대한 결심 공판이 7일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 특검팀의 논고와 구형 등이 있을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과 국내 최대 그룹이 연루되면서 ‘세기의 재판’으로도 일컬어진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는 특검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지난 4월 7일 첫 공판이 개시된 이후 이달 4일 52차까지 무려 59명의 증인을 대상으로 치열한 논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세기의 재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는' 모양새다. 특검이 결국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그룹 현안과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정유라씨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증인의 대거 등장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혐의를 밝힐 결정적인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실제로 특검이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던 '대통령 말씀자료'와 '안종범 수첩'에 대해 재판부는 36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수첩에 기재된 대화를 했다는 직접 진술 증거로는 인정할 수 없다"며 "다만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해당 자료들이 독대 당시 내용을 온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증언도 나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법정에서 "말씀자료는 비서실 등에서 취합한 참고자료지 실제 독대에서 대통령이 어떤 대화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말했다.
◆'부정한 청탁'과 ‘지원의 대가성’ 등 뇌물죄 핵심요건 입증도 실패
특검은 '부정한 청탁'과 ‘지원의 대가성’ 등 뇌물죄 핵심요건 입증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최순실이 삼성 합병을 얘기한 적 없다”며 특검의 주장을 뒤엎는 진술을 했다. 앞서 특검은 "(최순실이) 삼성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고 박 전 전무가 증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의 뇌물죄 의혹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핵심 증인으로 꼽혀왔다.
이 부회장이 청탁을 위해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재판 초기부터 설득력을 잃었다. 지난 4월 14일 열린 제3차 공판에서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은 이 부회장이 결정한 게 아니라는 조서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최 전 실장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을 대리해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며 "이 부회장과는 중요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관계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관계라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신문에서도 반전 없어··· 이 부회장 “아직도 이해 안 된다”
재판의 막바지에 이뤄진 피고인신문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이 부회장 등은 혐의와 무관함을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이에 대해 특검이 제대로 된 반박 자료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범으로 기소된 전직 삼성 임원들은 이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제어하는 권한이 없으며, 관련 혐의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부회장이 지원을 총괄하는 미전실 소속도 아니고, 사실상 최 전 미전실 실장이 중요 현안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피고인신문 당시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도 피고인신문에서 미전실에 대한 업무 개입이 없었으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절차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경영 승계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핵심증거 부족에도 특검 일단 구형 높게 할 듯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범죄 행위는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 5개다. 법조계 및 재계 관계자들은 모호한 판단 기준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강도 높은 구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핵심적인 증언과 확실한 물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그룹의 그간의 경영 활동을 모두 승계문제로 연결하려다 보니 무리하게 기소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의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홍완표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특검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며 “이에 따라 특검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이 부회장에게도 높은 형량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1차 선고를 결심 공판 이후 2~3주에 내에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은 이달 27일까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