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 아세안지역안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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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7-08-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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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치'에 근접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로 북핵 정세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은 시점에 6~8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모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을 포함한 27개 회원국 외교수장이 분주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물론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도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이날 한·미 양자회담과 더불어 북·중 양자회담 개최까지 마닐라의 외교열기는 달아올랐다.

◆북·중 양자회담··· 대북 결의 의견 교환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마닐라의 한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열었다. 

양측은 ARF가 열리기 직전인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2371호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결의안은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으나 중국의 비협조로 대북 원유수출 금지 조항이 포함되지 못했다. 

앞서 왕 부장은 이날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중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71호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저지와 함께 6자회담을 재가동해 외교와 정치 수단을 통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한반도 긴장국면이 한층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 신규 대북 제재 "실질적 효과 있을 것"

한·미 외교장관도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부터 약 35분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유엔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협의했다.

회담에서는 북한산 석탄 전면 수출금지 등을 담은 고강도 안보리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직후인 만큼 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논의 내용에 대해 "결의 내용에 상당히 중요하고 실질적 효과가 있을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평가한 뒤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폭넓고 좋았다"며 "안보리 결의의 성공적 채택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고, 틸러슨 장관도 굉장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또 정부가 북한에 군사회담 및 적십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추가 설명을 했다"며 "지극히 인도적인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시작하는 문제,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기 위한 남북 간 접촉 재개에 대해 말했고 (틸러슨 장관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다"고 전했다.

◆ 남북 외교수장 간 대화는 없었다··· 북·미 조우 가능성도 희박

강 장관은 "자연스럽게 계기가 되면, (리 외무상에게)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과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특별히 최근에 제안한 두 가지 제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일행은 ARF 중에 "강경화 외교장관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남북 외교장관 간 의미있는 회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과 미국 간의 조우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번이 첫 ARF 참석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는 경색된 북·미관계,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 등으로 미뤄 공개적인 접촉이 있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앞서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도 "틸러슨 장관이 마닐라에서 북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으며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이 최근 국무부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론을 제기하거나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것을 고려할 때 이번에 리용호 외무상과 전격적으로 면담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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