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정면 반박하면서 이른바 '섀도우 캠페인' 의혹을 직접 진화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펜스 출마설은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불가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0년 대선 출마설은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것으로, 이 정부를 분열시키려는 '가짜뉴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가짜뉴스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펜스 부통령 등 차기 주자들이 '섀도우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NYT는 이날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 여 지났지만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등의 영향으로 재선 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공화당 내 차기 주자들이 2020년 대선 준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CNBC 등 외신들은 펜스 부통령이 최근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위대한 미국 위원회(Great America Committee)'를 구성한 점도 대선 출마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선거 전문가들을 포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펜스 리더십'은 러시아 스캔들에 따른 트럼프 탄핵론이 불거진 뒤 이미 여러 차례 강조돼왔다. 야당인 민주당에서조차 펜스 부통령의 소통 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데다 감세를 골자로 한 세금 개혁과 기업 규제 완화,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ACA·오바마케어) 폐지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하는 대통령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재선 출마는 기정사실"이라고 밝히는 등 백악관 안팎에서 초동 진화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러시아 스캔들 등 일련의 정치 이슈로 인해 지난달 말 기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지지율이 35%로 추락한 탓이다.
일단 지난해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도 도전했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사실상 차기 대선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 새스 상원의원(네브래스카),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 등도 공화당 차기 대선 주자로서 정치적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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