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법 놓고 극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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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08-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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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에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야 간 '입법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이양은 국정원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 여야 견해차가 크다. 민주당은 국정원법 개정에 사활을 걸었고, 자유한국당은 '국정원 개악저지 전담팀(TF)'까지 구성해  "온몸으로 막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보수정권 아래에서 국정원은 국가정보 기관이 아닌 정권의 흥신소임이 드러났다"며 "대한민국을 적폐청산의 길로 끌어가야 할 때이고 국정원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수사 기능을 폐지하고 대공수사권은 국가경찰 산하에 신설되는 안보수사국에 이양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여당으로선 국정원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실을 발표한 만큼 이를 동력 삼아 국정원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다.

민주당은 앞서 박범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적폐청산위원회를 다음주 출범시키기로 했는데, 이 위원회와 8월 결산국회, 오늘 9월 하순 열릴 것이 유력한 국정감사 등에서 국정원 적폐 문제를 부각하는 데 당력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국정원 정보 수집 기능과 수사 기능을 분리해 민간인 불법사찰, 간첩조작, 공안몰이 등을 막고 국가 최고 정보수집기관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게 정부·여당의 구상이다.

문제는 북한 이슈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보수 세력의 '색깔론' 공세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남북 대치 상황을 국정원의 수사권 유지 근거로 내세워 여론 몰이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철우 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정원을 개혁한다고 하면서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며 "국정원 개악을 저지하는 태스크포스를 당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당은 또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추진, 안보 이슈로 무장했다. 

이 문제가 보수·진보 간 이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극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최고위원은 앞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국정원에 대해 과거사건 캐내기에 몰두하면서 수사하는 것은 엄중한 시기에 국정원 손발을 자르는 일"이라며 "(국정원이) 북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적폐청산은 국회서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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