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년간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다 퇴직한 김모씨(62)는 자동차 부품 제조 중소기업에 취업, 인생 2모작을 열었다. 이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맞은 김씨는 아직 일할 여력이 더 남아 있음에도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안타까웠다. 자신이 가진 자동차 정비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사회적기업과 연계된 사회공헌형 일자리가 눈에 띄었다. 김씨는 이를 통해 현재 베트남에서 자동차정비 교육을 하며 만족스러운 인생 3모작을 영위하고 있다.
정부가 5060세대를 고령자·노인 대신 '신(新)중년'이라 부르기로 하고 '주된 일자리→재취업 일자리→사회공헌 일자리'로 이어지는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신중년이 50세 전후에 은퇴한 뒤 재취업·창업·귀농귀촌으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연금수급이 시작되는 61∼65세에 사회공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퇴직 후 70대 초반까지 생활비를 마련하거나, 보람있는 노후를 위해 사회공헌 일자리를 희망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신중년은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이라는 이중고 하에서 제대로 노후준비를 못했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신중년이 성공적인 2·3모작을 영위토록 하고, 인구절벽 상황에도 국가 경쟁력 및 생산성 증진에 기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의 일환으로 내년에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를 신설한다.
신중년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 446만원)를 초과하는 39만명에게 취업설계·훈련·창업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새로 고용된 65세 이상 도급·용역 근로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실업급여 지급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현재는 65세 이후에 고용이 되면 실업급여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65세를 넘어 경비나 청소 등의 도급·용역업무를 맡아도 실직 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향후 69세 이하 모든 신규 취업자에게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노년 플래너나 전직 지원 전문가 등 신중년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해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월 60만원의 고용창출 장려금을 주는 제도를 내년부터 2000명 규모로 시행한다.
예컨대 직무교육강사, 경영 컨설턴트 등 오랜 직업생활을 통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이나 맞벌이, 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역공동체에서 수요가 많은 주거복지사, 청소년 지도사, 육아도우미 등도 신중년 적합 직무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신중년 및 노년층에 필요한 상담, 교육 등의 서비스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신중년이 제공하는 노노케어 매니저, 전직 지원 전문가 등도 포함된다.
폴리텍대학 4개 캠퍼스에 신중년에 특화된 7개 학과를 설치, 직업훈련도 실시한다. 대기업의 퇴직자 전직 지원 서비스 제공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비생계형·기술창업을 활성화해 창업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치킨집·화장품 가게·커피 전문점 등 과밀·생계형 창업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지역특화 푸드, 유기농산물, 재무설계 컨설팅 등 특화·비생계형 창업을 유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다수 신중년이 종사한 제조업과 청년 중심의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세대융합형 창업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귀농·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신중년을 위해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체류형 귀어학교를 확충하고 지역 내 주택 구입 및 농어업 융자를 확대한다.
보람있는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현행 22만원인 공익형 노인일자리 수당을 2020년까지 40만원으로 2배 인상할 방침이다.
신중년이 사회공헌활동을 점진적 은퇴경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분야별 자원봉사 기회도 확대한다.
재능기부도 자원봉사 영역에 포함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고, 행정안전부는 신중년의 관심분야·경력·지역 등에 맞는 사회공헌 일감을 자동 추천하는 맞춤형 일감 매칭 서비스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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