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도 바짝 방위태세를 갖추는 등 한반도가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국방부는 9일 북한의 괌 미군 기지 타격 위협과 관련해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말'을 했다고 해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괌 미군기지 타격 발언이 일종의 '선전포고'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군은 전면전 등을 예고하는 북한군의 실제적 움직임이 없는 만큼 현재 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이날 "미제의 핵전략폭격기들이 틀고앉아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군 관계자는 또 "미군이 어제 오전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이들 B-1B 편대는 동해 상공으로 들어와 내륙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비행하고 괌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 B-1B 편대를 전개한 것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9일 만이다.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2대는 B-1B 편대와 연합 비행훈련을 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B-1B 2대의 한반도 상공 전개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은 지난달 8일에는 북한의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에 대응해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기도 했다. 당시 B-1B 편대는 실사격훈련을 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군 관계자는 "미군이 어제 B-1B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한 것은 정례적인 훈련 차원이기 때문에 공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북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를 통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며 관련 보고서를 발췌한 것을 공개했다.
북한이 이르면 내년 핵탄두를 탑재한 ICBM으로 미 본토를 실전 타격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사실상 위협의 중턱을 넘었다는 평가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사실상 인정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은 최근까지 북한이 미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완전한 성공을 의미하는 핵탄두 소형화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해왔다.
하지만 WP의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정보당국은 사실상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포위사격을 한다는 것은 핵미사일 보유라는 기술적 능력을 최대치로 전부 보여줘 카드가 소진된 상황에서 운용적 측면을 과시해 위기지수를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나머지 절반의 퍼즐은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뿐이다.
사실상 북한의 핵탄두 ICBM 실전 보유가 시간문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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