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양극화'에 설 자리 잃는 중소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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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입력 2017-08-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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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인기로 파생결합증권시장이 호황이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5개 대형 증권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맞먹는다.

9일 KB증권에 따르면 ELS와 주가연계사채(ELB) 발행액은 상반기 34조5281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253억원)보다 70.72%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22.05% 늘었다.

ELS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덕분이다. 갑자기 폭락하는 바람에 ELS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관련 ELS도 상환에 성공해 재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덕분에 증권사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ELS 발행과 조기상환 증가로 증권사 운용수익이 크게 늘었다. 53개 국내 증권사가 거둔 1분기 순이익은 9755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약 199% 증가했다. 2010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세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이처럼 ELS가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지만 대형사에만 국한된 얘기다. 

상반기 ELS 발행액을 보면 빅5에 속하는 미래에셋대우(6조7026억원)와 NH투자증권(4조4313억원), 삼성증권(3조7248억원), KB증권(3조6763억원), 한국투자증권(3조6001억원)이 총 22조1351억원으로 전체에서 64.12%를 차지했다. 5개사 점유율은 2016년 하반기(52.17%)에 비해 반년 만에 11.95%포인트 뛰었다.

나머지 증권사도 발행을 늘리기는 했지만 규모는 미미하다. 발행액에서 하위권인 동부증권(1102억원)과 키움증권(1084억원), 메리츠종금증권(1157억원), 하이투자증권(1408억원), SK증권(1570억원)을 모두 합쳐도 6321억원에 그쳤다. 빅5에 비하면 100분의 3 규모다.

증권사는 자기신용을 담보로 ELS를 발행한다. 회사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발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ELS 발행액을 증권사 자본금에 따라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양극화를 만드는 요인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자본금이 큰 회사가 발행액도 클 수밖에 없다"며 "전체 자본금 위험액 내에서 할애할 수 있는 규모 만큼만 ELS를 발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발행액과 수익률이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도 ELS 발행액 증가세는 줄곧 이어질 전망이다. 단골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는 상반기에만 9394.87에서 1만365.22로 10.33% 상승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계산하면 지수가 18%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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