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인선 ‘지체’, 신중모드 속 ‘고뇌’?…정계‧학계‧기업人 모두 '걸림돌'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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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기자
입력 2017-08-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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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로고.]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출범한지 2주일이 지났지만 중소기업계를 이끌 장관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청와대가 고심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힘센 정치인 쪽으로 낙점했다가 전문가, 기업인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재검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9일 정부 및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휴가 직후인 6~8일 중 발표될 것으로 관측됐던 중기부 장관 인선이 지체 되면서, 예상 후보군에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청와대 측은 “(중기부 장관 인선)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히면서도 “더 좋은 후보자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주에는 지명 발표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가장 유력한 인물로 지목됐던 윤호중 의원과 박영선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은 장관 자리에서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한번 검증이 된 정치인으로써 결격사유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부처장관에 5명의 의원이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시 전문가와 기업인들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현재 가능성 있는 학계 쪽 전문가로는 지속 거론돼 왔던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공약을 만든 이무연 연세대 교수와 최장수 중소기업청장으로 경험이 풍부한 한정화 한양대 교수다. 하지만 이들 또한 현 정부 장관직 인사에 교수 출신이 너무 많다는 점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청와대가 기업인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장관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아예 젊고 유능한 벤처기업가를 지명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만큼, 청와대의 내부 검증 작업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지신탁제도’ 문제로 인해 기업인 또한 쉽게 장관에 오르게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청와대가 일부 유능한 기업인 인재를 선택해도, 이 제도 때문에 장관직 자리를 고사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 고위 관계자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얘기로,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백지신탁제도가 문제가 돼 기업인 출신 장관 후보자가 돌연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후 제도를 개선해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했지만 해결되지 못했고, 결국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돼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인 출신으로는 게임업계 출신의 김병관 현 국회의원과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 오너들이 다수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현재 정치인이라는 점, 이 회장은 최수규 중기부 차관의 후배라는 점에서 역시 장관 후보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

청와대 측은 8일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 기준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적합한 후보자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사 검증을 신중히 정밀하게 하고 있다”고 말해 장관 후보자 발표가 늦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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