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ACCI 포럼] 첸젠위안 중싱대 교수 “타이완 미각 바꾼 간장, 中·日 양쪽서 영향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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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7-08-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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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젠위안 중싱대 교수[사진=ACCI 제공]

 

천젠위안(陳建源) 중싱대학(中興大學)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아시아의 시대 그리고 다시, 창조와 상상의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1회 아시아문화콘텐츠 포럼 강연에서 “타이완(대만)의 간장은 중국과 일본 두 전통의 영향을 받아 혼합·융합된 형태를 띈다”고 말했다.

포럼은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Asia Cultural Creativity Institute)와 한국연구재단 공동주최,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첸 교수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검은 된장(黑豆醬)과 대두, 밀 성분으로 만들어진 간장(豆麥醬油·간장의 일종), 전자의 검은 된장은 정씨왕국(明鄭) 시기에 이민자들에 의해 타이완으로 넘어왔다고 알려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제시대에 현지 입맛이 안 맞는다고 느낀 식민지 개척자들이 입에 맞는 간장(豆麥醬油)을 들여왔다”면서 “맛이 다른 두 종류의 간장은 모두 타이완 역사의 식탁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식품과학기술사전에 따르면 장은 간장(醬油醪), 첨면장(甜麵醬), 두반장(豆瓣醬)을 위주로 정의돼 있다. 간장은 요리할 때 넣는 것 말고도 음식에 곁들여 찍어 먹는 종류로 나눠져 있다.

자오롱광(趙榮光)의 저서 ‘중국음식문화사’에는 장의 유래가 언급돼 있다. 첸 교수는 “장은 젓갈(醢)과 식초(醯)의 통칭”이라며 “젓갈은 상(商)나라 이전에는 육장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육장이 바탕이 되지 않는 장이 된 건 한(漢)나라 때부터”라고 전했다.

한나라 이후 대두 위주의 비(非)육장류로 양조된 간장이 나오면서 중화 음식 장문화의 기초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는 “타이완의 모든 요리는 거의 기름, 소금 등이 사용됐고 많은 채소 요리는 물로 끓인 후 소름에 무치거나 간장에 찍어먹었다”면서 “간장은 싸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가정에서는 자체적으로 새우기름(沫蝦油) 등 만들어 간장의 대용품으로 먹었다”고 말했다.

첸 교수는 “일본 인류학자 이시게 나오미치(石毛直道)는 장을 음식 연구의 주역으로 두고 동아시아는 된장(豆醬) 문화권, 인도·파키스탄위주의 남아시아 국가는 카레문화권, 동남아시아는 피쉬소스(魚露) 문화권, 태평양은 코코널밀크 문화권 등으로 지역 음식을 구분했다”면서 “장은 근현대의 타이완 미각의 변화와 사회경제 조건의 개선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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