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8일 만에 누적 관객수 580만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이어가자 우리은행도 웃음꽃이 폈다. 우리은행이 '택시운전사'의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수익률이 쑥쑥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화 '택시운전사'가 손익분기점인 430만명을 일찌감치 넘어서면서 우리은행의 수익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000만 관객 돌파시 수익률은 70%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운전사'의 일평균 관객수가 70만명 이상을 보여 누적 관객수 1000만명 돌파가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화가 현재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20일 전후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화업계에서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병아리'이지만, '택시운전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예고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벤처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손잡고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영화 전문투자 펀드인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펀드'를 결성하며 영화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30억원을 출자해 12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 4년 간 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대상은 CJ E&M, NEW, 쇼박스 등 국내 3대 투자배급사가 배급하는 메이저급 한국 영화로, 목표 수익률은 10% 이상이다. 지금까지 '택시운전사'를 포함해 총 6개 작품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선택한 영화 '군함도'는 예상 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군함도'는 총 제작비 26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지만 역사 왜곡 논란, 스크린 독과점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뒷심이 딸리고 있다.
간접투자 형식으로 지원에 나선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영화뿐 아니라 IPTV 등 부가판권 매출까지 포함해 정산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수익액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군함도'가 예매 순위에서 계속 밀려나 손익분기점인 800만명(현재 관객수 630여만명)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수익률 역시 기대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수익원 다각화와 마케팅 효과 등을 위해 영화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문화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영화에 대한 직·간접 투자나 연계 상품 개발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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