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기자의 부동산 따라잡기] 해외건설 프로젝트 'EPC'·'턴키'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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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08-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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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내 건설업계에 모처럼 단비와도 같은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중동 오만에서 총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정유시설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이죠.

모처럼 수주 낭보이기도 했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사업이 EPC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었습니다.

EP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의 각 단어 첫 자를 딴 것입니다. 일감을 따낸 사업자가 구매 설계, 부품 및 재원 조달, 시공 및 운전을 한 번에 추진하는 것을 의미하죠.

EPC는 '턴키(Turn-Key)' 방식으로도 불립니다. 말 그대로 열쇠를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것이죠. 즉, 수주 업체가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진 후 이를 발주자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사실 EPC와 턴키는 엄밀히 다른 의미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동의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PC에 '시운전(Commissioning)'까지 더해진 것이 턴키의 정확한 표현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턴키가 아닌 '디자인 빌드(Design-Build)'로 일반화돼 있죠.

사실 턴키 방식은 설계와 시공이 복잡한 형태나 주요 공정별로 고부가가치 기술이 적용되는 공사에 많이 적용됩니다. 시공 이후에도 유지 및 보수 등에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에 적용되기도 하죠. 중동 국가들로부터 상당수 플랜트 사업이 턴키로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턴키 방식은 한 시공업체가 설계까지 도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일원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발주자 입장에서 관리와 리스크 부담이 최소화되는 형태인 것이죠. 아울러 신기술이 접목되는 만큼 프로젝트가 잘 진행된다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많은 수주금액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 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 및 많은 비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또 공사가 대규모로 진행되다 보니 입찰 대상도 대형 건설업체 위주로 제한됩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체 간의 담합 가능성도 존재하고요. 또 발주처에서 설계 변경 등을 요구할 경우 생각보다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수도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턴키로 사업을 진행할 때 이러한 각종 변수들을 사전에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죠.

아무튼 국내 건설사들이 턴키 방식으로 중동에서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은 국제적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도 양질 프로젝트의 해외수주 소식이 자주 들려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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