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프렌즈팝 유통(퍼블리싱) 전환과 관련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IP 분쟁이 2차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꼬인 갈등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소모적인 소송전이나 여론전이 아닌 진중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렌즈팝은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NHN픽셀큐브가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해 제작·배급하는 모바일 퍼즐게임으로 2015년 8월 출시됐다. NHN픽셀큐브는 그간 카카오 게임하기 채널을 활용해 해당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해왔으며 이달 24일로 채널링 및 IP 사용기한이 만료된다.
하지만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 간 프렌즈팝 IP 연장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3년만에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친구 API 특허 침해 등 양측의 법적 분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로부터 재계약 불가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프렌즈팝콘'이 인기를 거두자 카카오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파트너사 계약을 종료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갑질'을 펼친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이미 수개월 전에 채널링 수수료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익 배분을 하는 퍼블리싱 계약으로 전환을 요청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1년전부터 카카오 플랫폼 사업에서 직접 개발과 퍼블리싱을 하는 구조로 전략을 변경, 모든 카카오프렌즈 IP 게임들은 퍼블리싱 형태로 계약하고 있다는 것. 당시 NHN엔터테인먼트에는 이 제안을 거절했으며 계약이 종료되는 현 시점에 와서 채널링 유지만을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채널링이란 개발사가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에 입점해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면서 입점 수수료 격으로 수익의 일부를 내는 계약 형태다. 반면 퍼블리싱 계약은 카카오가 게임의 운영을 맡고 게임 개발사에는 수익 일부를 배분해주는 방식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카카오의 주장에 채널링 때와 같은 수익을 약속한다는 제안은 전혀 받은 바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프렌즈 IP 라이선스 계약서에 동종 게임을 일정 기간 이후에 타사와 서비스 가능한 조항을 명시했으며, 계약 조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프렌즈팝 이용자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령 이달 말까지 재계약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게임을 즐기는 1200만 이용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프렌즈라는 유명 IP를 활용한 계약체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이해관계에 치우쳐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IP에 대한 신뢰가 금이갈 수 있다"면서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진중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남궁훈 카카오게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NHN엔터테인먼트에게 프렌즈팝 퍼블리싱 계약 조건을 공개 제안해 주목된다. 이는 NHN엔터테인먼트가 현 시점에 해당 조건으로 퍼블리싱 전환을 제안해 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에 따른 입장 발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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