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고공행진에 드라기 총재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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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8-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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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유로가 최근 고공행진하면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유로화 가치는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대비 5% 뛰었다. 달러 대비로는 올해에만 11% 이상 급등하면서 2년 반래 최고치를 찍었다. 14일 현재 유로/달러는 전 거래일 대비 0.1% 떨어진 1.18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 강세의 경우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유럽 시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물가 상승을 기다리는 ECB로선 골칫덩이라고 지적했다. 유로가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떨어져 물가 상승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럽 수출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 독일 수출이 예상을 깨고 감소한 것도 유로 강세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ECB는 최근 수년 간 지속한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축소를 고려하는 시기라서 유로 강세를 더욱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유로 강세가 지속될 경우 ECB가 내년 양적완화 축소 계획 발표를 9월 7일 정례회의가 아닌 10월 26일 회의로 미룰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또한 9월 업데이트 될 경제전망에서 내년 인플레 전망이 하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2019년에는 인플레가 ECB 목표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CB는 지난 6월 정례회의 후 내년 인플레를 1.3%, 2019년 인플레를 1.6%로 각각 내다봤다. 

최근 유로 강세의 배경에는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근 5년래 최고치로 높아진 데 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고 ECB가 연준의 금리인상 속에서 통화정책 긴축을 발표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유로 상승을 부채질했다. 특히 지난 6월 포르투갈 신트라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리플레이션 압력을 언급한 이후 투자자들의 ECB 긴축 전망은 급격히 높아졌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ECB가 양적완화 축소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지만 유로 강세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다만 ECB가 지금까지 유로화 강세를 큰 문제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유로존 경제가 유로화 상승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조하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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