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지지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대통령이 지난 정부보다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더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지율이 대통령 퇴임 때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오로지 대통령과 청와대에 달려 있다. 여론은 밀물 썰물처럼 한꺼번에 들어왔다가 한꺼번에 빠지는 갈대 같은 마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시점에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83%)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퇴임 모습은 비참했다. 국민은 힘있는 사람의 오만과 독선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 벌써 오만과 독선의 전조가 보이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이 세상에 신이 아닌 이상 절대선(善)이란 없다. 자기만 옳다는 오만이 결국은 파멸로 끝나는 과정을 많이 지켜봐 왔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내가 옳으니 무조건 따르라'고 지시하는 모습이 몇몇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에서 나오고 있다.
모든 것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는 이상, 권력의 독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독점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자세에서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현 정부에 줄을 대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동문이나 친분있는 청와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승진을 한다거나 요직에 자리를 잡으면 그것 또한 최순실의 부정청탁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정권 언론이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국민은 그러한 언론을 믿지 않았다. 국민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고 방송의 영향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때문에 많이 줄어들었다. 여러 매체의 등장으로 국민들은 뉴스판단의 기준을 기존방송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제적으로 자기 편의 사람을 언론사 사장 자리에 앉히는 것은 전 정권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개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언론 본연의 사명은 비판 기능이다. 현 정부에 비판을 하는 언론이 한두개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를 매주 칼럼에 올린 본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란다. 새 정부가 비판을 받아들여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절대권력 주위의 사람들은 바른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큰 정치를 하려면 보수도 껴안아야 한다. 보수를 적으로 돌리고 복수의 정치를 하면, 피는 피를 부르듯이 정치보복의 역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와 화합의 큰정치를 하는 것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 기본에서 출발한다. 법위에 군림하는 정권은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다. 복수의 정치가 아닌 법치의 정치가 돼야 한다. 일시에 모든 적폐를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는 것은 쿠데타적인 발상이다. 이것은 군사정권의 위험한 산물이다.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현 정부는 결과물의 민주화가 아니라 과정의 민주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절대로 흑백의 논리로 나눌 수 없다. 제발 구시대의 흑백논리에 갇히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새 정부를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모든 대통령이 취임식할 때의 그 모습과 표정으로 퇴임식을 맞는다면 분명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식 때 만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인사를 잊지 않는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5년을 보낸 뒤의 모습은 절대권력자의 오만과 독선에서 후회하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옛말이 있다. 대통령이 되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신을 마치 신처럼 느끼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사람의 본성이 아무리 착하더라도 권력은 마약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한번 권력의 맛을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선거운동 기간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모습을 보였던 '소통' 대통령의 초심이 퇴임 때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온 국민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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