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현 우리은행 사외이사)의 금융사 CEO 복귀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사장은 지난 2010년 '신한 사태'로 불명예 퇴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 대법원으로부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밀렸던 스톡옵션까지 받으면서 신한 사태 이후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제재도 없어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신 전 사장이 차기 KDB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도 거론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입행해 15년 동안 몸담은 데다 신한은행장,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굵직한 직책을 역임한 만큼 여러 금융사 CEO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자리까지 거론되며 금융사 CEO로의 복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은행연합회 회장 자리를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의 회원사는 전국 22개 은행이고, 자산규모 역시 금융유관기관은 물론 다른 업권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회장의 연봉만 7억원 이상이며,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 추천권까지 가지고 있는 막강한 자리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과 동시에 공익적 성격도 강하다. 정부 정책에 공조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통 은행맨'이나 '민간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는 회장 인선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민·관을 두루 거친 신 전 사장이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신 전 사장이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오르면 신한금융지주가 긴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직 신한금융과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회장에 오르면 회원사인 신한은행과 불편한 관계가 유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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